[공부] 미국, 더 이상 ‘진지한 나라’가 아니다. 트럼프 리스크 현실화: 세계가 미국을 불신하기 시작했다
미국, 더 이상 ‘진지한 나라’가 아니다
이제 세계가 그것을 알아채기 시작했다
“설명하고 있다면, 이미 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판에서 자주 인용되는 말입니다. 흔히 레이건의 말로 알려져 있는데, 누가 처음 했든 간에 핵심을 정확히 짚고 있죠.
왜냐하면 누군가가 “우리는 절대 그런 나라가 아닙니다”라고 굳이 해명하고 있다면, 이미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가 나와서 “미국은 절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일은 절대 없다.” 라고 발언한 건 꽤 심각한 신호입니다.
이 말은, 사실상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요즘 미국이 좀 수상해 보이긴 하지만, 정말로 망하지는 않을 거예요”**라고 설득하려는 시도였기 때문이죠.
💡 미국 국채 = 전 세계가 믿는 ‘절대 안전 자산’이었다
그동안 미국 국채는 말 그대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이었습니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처럼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조차, 전 세계 투자자들은 오히려 미국 국채를 사들이며 안전을 추구했습니다.
왜냐고요?
✔️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갖췄고,
✔️ 세금 부담은 다른 선진국보다 낮으며,
✔️ 기축통화(달러)를 발행하는 나라이고,
✔️ 기본적으로 **“절대 디폴트는 하지 않는다”**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이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 금리는 오르는데, 달러는 떨어진다?
신흥국에서나 보던 이상 현상
보통 미국처럼 신뢰받는 나라에서 금리가 오르면, 달러 가치도 함께 오르는 게 정상이죠. 왜냐하면 높은 금리는 외국 자본을 미국으로 끌어들여, 달러 수요를 높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요.
미국 금리는 오르는데, 달러는 오히려 하락세입니다.
이건 선진국 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일입니다.
오히려 정치적 불안정이나 신뢰 위기를 겪는 신흥국들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자본 이탈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1994~1995년 멕시코의 ‘데킬라 위기’를 보면,
✔️ 페소화는 폭락했고,
✔️ 금리는 급등하며,
✔️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르게 돈을 빼냈습니다.
이 시기의 멕시코와 지금의 미국이 금리와 통화 흐름 측면에서 굉장히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건, 시장이 미국을 신흥국처럼 보기 시작했을 수도 있다는 경고입니다.
🏛️ 문제의 본질은 ‘경제’보다 ‘정치’에 있다
지금 미국이 처한 문제는 경제적 능력 부족이 아닙니다.
여전히 GDP 세계 1위, 풍부한 자산과 생산력, 기축통화국이라는 강력한 기본기를 갖고 있어요.
미국이 채무를 갚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문제는 정치입니다.
정확히는, 정치 시스템이 더 이상 ‘진지하지 않다’는 데 있어요.
🇺🇸 트럼프식 즉흥 정책: “펭귄이 사는 섬에도 관세를 물린다?”
2025년 4월 2일, 트럼프는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을 선언하며,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관세 인상을 발표합니다.
✔️ 국가별 관세율은 제각각, 기준도 엉망이었고
✔️ 그중 일부는 펭귄밖에 살지 않는 남극 섬에서 수입되는 물품에까지 세금을 매기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단 일주일 후, 이 관세 정책은 완전히 폐기되고 다른 버전으로 대체됩니다.
왜?
피터 나바로(초기 정책 설계자)가 회의 중일 때, 다른 두 내각 인사가 대통령을 설득해서 갑자기 결정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게 과연 세계 최강국의 정책 결정 과정인가요?
💬 “One Big Beautiful Bill Act”?
장난 같지만, 진짜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농담 같지만, 지금 미국 의회를 통과 중인 주요 예산안의 공식 명칭은 **‘One Big Beautiful Bill Act’**입니다.
트럼프가 계속 그렇게 불렀고, 그게 공식 이름이 돼버린 거예요.
이 법안의 내용은 더 심각합니다:
✔️ 저소득층 복지 대폭 삭감
✔️ 과학·연구 예산 대폭 축소
✔️ 부자 감세와 군사 예산 확대
✔️ 결과적으로 연방 재정적자 폭증 예상
게다가 이 법안은
✔️ 청문회도 거의 없이
✔️ 분석도 없이
✔️ 야당이나 언론, 싱크탱크의 비판은 “글로벌리스트 음모”라고 일축하며 그냥 ‘밀어붙이기’ 식으로 통과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정치 시스템 자체가 신뢰의 기반을 잃었다고 봐야죠.
⚠️ 투자자에게 보복 세금?
100년짜리 국채 강제 전환?
게다가 외국 투자자 입장에서 정말 충격적인 내용이 숨어 있습니다.
✔️ 이번 법안에는 **‘복수 조항(revenge provision)’**이 들어 있습니다.
👉 미국 정부가 특정 국가의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해당 국가 출신 투자자들에게 추가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됩니다.
✔️ 트럼프 측근 중 한 명은
👉 미국의 단기 채권을 강제로 100년짜리 장기 채권으로 전환하자는 아이디어를 공개적으로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제안들은 예전 같으면 “미국에서 그럴 리가 없다”고 웃어넘겼겠지만, **지금은 “혹시 정말일지도…”**라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어요.
📌 결론: 신뢰 붕괴는 천천히,
그러다 한순간에 무너진다
놀라운 건, 이런 혼란에도 아직 본격적인 자본 유출이 벌어지진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건 아마도, 전 세계 투자자들이 여전히 “설마 미국이 저렇게까지 미친 나라가 됐겠어?” 라는 희망을 붙잡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미국은 분명 변했습니다.
그리고 이 변화가 계속된다면, 자본 이탈과 환율 붕괴, 신용등급 강등 등 신흥국에서 보던 위험들이 미국에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어요.
📈 개인 투자자라면 이렇게 정리하세요
✔️ 미국 국채와 달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칠 수밖에 없습니다.
✔️ 달러 약세 + 미국의 지정학적 리스크 상승은
👉 금, 유로, 프랑, 엔화, 스위스프랑 등 대체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자극할 수 있고,
👉 이머징마켓 통화 불안정성으로도 확산될 수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건, “미국이 왜 저러는가?”보다는 **“우리는 그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가?”**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 영향은 시작된 지 오래일지도 모릅니다.
자세한 내용은⬇️
Paul Krugman, We Are No Longer a Serious Country 2025.06.03